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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구영신] 우리가 이깁니다(롬 8:31-39)
   글쓴이 : 바이블넷     조회 : 1009    

우리가 이깁니다(롬 8:31-39)

이제 2010년도 끝나갑니다. 일 년이라는 시간이 참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지겨운 시간이기도 했을 것이고, 어떤 분들에게는 아쉬운 시간이기도 하겠지요. 요새도 그런 말 하는지 모르겠는데, 옛날에 군대에서 하던 말 중에, 거꾸로 매달아놔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는 말이 있었어요. 옛날 군대는 구타도 많았고, 기합도 많아서, 고생들 많이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시간은 가고, 그러면 제대 날짜가 오고, 제대하면 이 고생 끝이다, 뭐 그런 얘기겠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시간이 흘러서 이제 마지막 순간입니다. 마지막이라고 하면 왠지 비장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오늘 지나가면 또 새날이 오니까, 마지막이라고 해도 뭐 거창한 건 아닐 겁니다. 십년 전에, 20세기가 끝나고 21세기, 새 천년이 시작된다고 온 세상이 떠들썩할 때도, 21세기가 되면 천지가 개벽할 것처럼 요란했지만, 10년이 지나는 동안, 뭐 특별히 달라진 것도 없지 않습니까?

연말을 맞으면서, 차분히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회개할 것은 회개하고, 새로 다가오는 시간들을 준비하며 맞이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일 겁니다.

2010년을 돌아보면, 언제나 마찬가지였지만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2010년을 특징지을 만한 단어를 꼽아보면, “싸움”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 여당과 야당 사이에 끊임없이 싸움이 계속되었고, 기업주와 노동자 사이의 싸움, 보수와 진보의 싸움, 게다가 올해는 남한과 북한 사이에서도 서로 대포를 쏘아대는 싸움까지, 정말 싸움으로 지샌 한 해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올해의 마지막 순간까지 국회의 예산안 통과를 둘러싼 싸움, 무상급식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 사이의 싸움으로, 내년까지 싸움이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싸움을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성경에서도 선한 싸움을 싸우라는 말씀이 있지만, 악과 대항해서 선을 이루려는 싸움을 회피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세상일들을 놓고 싸우는 것도 그렇지만,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건 대단히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교회와 관련해서도 싸움들이 끊임없이 있었습니다. 교회와 사회의 갈등, 교회와 타종교 사이의 싸움, 교회들 사이의 싸움, 교회 안에서의 싸움 등등 많은 다툼이 있었습니다.

성경에서도 그리스도인의 선한 싸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고, 또 오늘 읽은 말씀처럼, 싸움에서 우리가 이긴다고 선언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에서 우리가 자칫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싸우기만 하면 이기는가, 하나님은 모든 싸움에서 반드시 우리를 이기게 해주시는가 하는 거지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회가 온갖 일에 끼어들어서 싸움을 하려고 해요. 정치문제, 경제문제, 문화에 관한 일, 사회적인 일들에 대해서, 또 교회 안의 일들에 대해서, 어찌 보면 원칙도, 기준도 없이, 교회의 이권을 위해 싸운다는 말을 들어가면서 싸우려고 하고, 그러면 반드시 이긴다고 믿고, 또 반드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도 봅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싸움은 그런 게 아닙니다. 아무데나 끼어들어서 싸우라는 것도 아니고, 모든 싸움에서 반드시 기독교인이 이긴다는 말도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도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싸움은 세상과의 싸움도 아니고, 우리 외부에 있는 적과의 싸움도 아닙니다. 우리의 싸움은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모든 시도, 우리와 하나님의 사이를 끊어 놓으려는 모든 도전과의 싸움입니다.

그런데, 그 싸움은, 우리의 외부를 향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불신앙과의 싸움, 즉 우리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입니다.

35절에 보면,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에 대한 목록이 나옵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곤고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협입니까, 또는 칼입니까?”

우리의 싸움이, 이런 것들과 맞서 싸우는 걸까요? 환난이나 곤고와 맞서 싸웁니까? 우리를 박해하는 자들과 맞서서 싸우라는 겁니까? 아닙니다. 초대교회의 성도들이 그렇게 모진 박해를 당했지만, 자기를 박해하는 자들과 맞서 싸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에게도 복음을 전하려고 애썼습니다. 굶주림과 맞서 싸운다는 건, 더 이상 굶지 않도록, 돈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는 걸 말하는 걸까요? 그런 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성경은, 우리는 이 모든 일에서 우리를 사랑하여 주신 그분을 힘입어서, 이기고도 남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는 것이 이기는 것일까요? 그런 일들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려고 하는 도전입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갈라놓고,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싸움은, 그런 모든 공격과 도전에 맞서서 우리의 믿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하신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고 믿으며, 언제나 그 사랑 안에서, 그 사랑의 힘으로 견뎌내고 이겨내는 것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이 닥쳐도, 아무리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할 만한 일이 생겨도, 거기 흔들리거나 마음 빼앗기지 않고 끝내 우리의 믿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셰익스피어의 4대 희곡이라면 햄릿, 리어왕, 맥배드, 그리고 오델로를 꼽습니다. 그 가운데 오델로는 이런 이야기입니다.

<베니스 공국의 원로 브라반시오의 딸 데스데모나는 흑인 장군 오셀로를 사랑하여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다. 때마침 투르크 함대가 키프로스 섬을 향한다는 보고를 받고 오셀로는 그 섬의 수비를 위해 아내를 데리고 키프로스로 출발한다.

오셀로의 기수 이아고는 바라고 있던 부관 지위를 카시오에게 빼앗기자 앙심을 품고 두 사람에게 복수를 계획한다. 키프로스 섬에 도착한 날 밤 이아고는 주정이 심한 카시오에게 일부러 술을 마시게 하고 소동을 일으키게 하여 오셀로로부터 파면당하게 하는 한편, 데스데모나를 통해 카시오의 복직운동을 하도록 권유한다.

그 뒤 오셀로에게는 카시오와 데스데모나가 밀애중인 것처럼 보고하고, 오셀로가 그녀에게 주었던 귀한 손수건을 아내 에밀리아를 시켜 훔쳐오게 하여 카시오의 방에 떨어뜨려두고 거짓 증거를 만든다. 인간심리의 약점을 이용한 이아고의 교묘한 거짓말을 믿어버린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침대 위에서 목졸라 죽인다. 모든 진실이 밝혀지자 오셀로는 슬픔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고 이아고는 가장 잔혹한 처형을 받게 된다.>

오델로를 파멸로 이끈 건 이아고가 아니었습니다. 물론 이아고가 계기를 만들기는 했지만, 결국 비극을 만들어낸 건 오델로 자신이었습니다. 아무리 옆에서 무슨 말을 해도 아내를 믿었어야 하는데, 남의 말에 귀가 솔깃해서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한번 의심하는 마음이 생기니까 걷잡을 수 없게 되어서 결국 오직 자기만을 사랑하던 아내를 목졸라 죽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 것이지요.

우리의 싸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으려는 것들, 환난과 곤고와 박해와 굶주림과 헐벗음과 위협과 칼과 맞서서 싸우는 게 아니라, 그런 도전과 공격과 유혹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는 믿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 자신을 지키는, 우리 스스로와의 싸움인 것입니다.

이걸 착각해서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 자꾸 여기저기 들이받고 싸우려고 덤비면, 결국 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싸움만 일삼는 말썽장이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고, 그러면 우리를 공격하는 악한 세력들이 기뻐할 일을 하는 것이 될테지요.

교회를 처음 다니기 시작하고, 예수를 믿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특히 이런 공격이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집안에 우환이 생기고,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당하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거 교회 다녀서 그런가 보다. 교회 나가지 말아야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지요. 이게 하나님으로부터 우리 마음을 멀어지게 하는 겁니다.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고, 하나님을 불신하게 만드는 겁니다.

교회를 오래 다닌 분들도 환난을 당하고 어려움을 겪으면 자칫 믿음이 흔들리고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이게 모두 악한 세력의 유혹과 공격에 흔들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싸움은 그런 모든 유혹과 공격에 대해서, 우리 마음을 지키고, 우리의 믿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인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성경은, 우리가 그런 모든 일에서 이기고도 남는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그 싸움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싸움은, 우리를 사랑하여 주신 그분을 힘입어서 싸우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길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사랑은,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본질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이 본질입니다. 물론 우리도 하나님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으로 하나님과 우리 사이가 이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이 하나님과 우리를 하나로 묶는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기 전에 이미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셨고, 내가 하나님을 붙잡기 전에 이미 하나님께서 나를 붙잡으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의심하고 원망하고 부정해도, 하나님은 우리의 약함을 다 알고 계시면서도 우리를 믿어주시고, 우리를 이해하시고,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세상의 온갖 것들이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우리 마음을 뒤흔들어놓고, 우리를 격동하고, 우리를 유혹해도, 혹시 우리는 흔들리고 넘어져도 하나님은 조금도 변함없이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그 모든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우리는 그것들에게 이기고도 남는 것입니다.

오늘 성경은 우리에게 선포합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들도, 권세자들도, 현재 일도, 장래 일도, 능력도, 높음도, 깊음도, 그 밖에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그 어떤 것도 결국은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는 하나님의 피조물일 뿐입니다. 아무리 자기가 강하다고 뽐내도, 아무리 무서운 파괴력을 자랑해도, 하나님 앞에서는 아무 힘도 없는 피조물일 뿐인 것입니다. 그러니 그런 것들은 결코 하나님을 이길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이길 수 없으니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묶어놓은 것은, 우리의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싸움에서 할 일은, 그냥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사랑을 믿고, 우리가 이 싸움에서 이기고도 남을 것을 믿는 것입니다. 어떤 유혹과 시험에도 우리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의심하지 말고,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도우시고, 나를 이기게 하신다는 사실을 그냥 믿으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이기는 겁니다.

2010년 한 해를 지내면서 우리의 삶도 끊임없는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날마다 흔들리고 날마다 의심하고 날마다 넘어지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싸움에서 하나님이 이기셨고, 그래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습니다. 새해에도 우리의 싸움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도전이 새해라고 멈출 리는 없습니다.

간혹 우리가 그런 유혹에 귀 기울이게 되고, 마음을 빼앗기게 되고, 흔들리고 의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너무 힘들어서, 너무 속상해서, 낙심하고 주저앉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결코 우리를 이길 수 없습니다. 외부에서 우리를 공격하는 어떤 힘도 우리를 넘어뜨리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이기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은 실망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언제나 문제는 우리 자신이지요.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아서 늘 말썽이지요. 하나님 말고 다른 것에 눈을 돌리고, 하나님 말고 다른 것을 사랑하려고 하니까 말입니다.

새해에도 하나님은 변함없이 우리를 사랑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잘못하고 우리가 실수하고 우리가 엉뚱한 일을 벌여도,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신뢰하시고 우리를 사랑하실 것입니다. 새해에는 우리도 하나님을 사랑합시다. 하나님을 의심하지 말고,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지 말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우리 마음 흔들리지 않게 합시다.

아무리 좋은 것이 우리를 유혹해도, 아무리 힘든 일이 우리를 덮쳐와도,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이겨내시고 우리를 지키시고 우리를 변함없이 사랑하십니다.

새해에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우리의 믿음으로 모든 어려움, 모든 유혹 넉넉히 이겨내어서, 내년을 마무리할 때에는 싸움으로 지샌 한 해가 아니라, 사랑으로 풍성했던 한 해라고 2011년을 회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풍성하신 사랑이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가정과 일터와 삶의 모든 현장 가운데, 우리의 꿈과 소망 가운데 넘치게 되기를 바랍니다.

 

기다리는 사람(눅 2:2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