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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안티 대응 … 의심받거든 화내지 말고 대답하라
   글쓴이 : 바이블넷     조회 : 4527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의 탁월한 저자 중 한 명인 마크 놀 노트르담대 교수는 1994년 기념비적 저서 한 권을 출간했다.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이란 책으로 미국 복음주의에는 지성적 신앙 대신 감정적 믿음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문화와 제도, 신학적인 면에서 분석했다.

놀 교수는 반지성주의가 교회의 영향력을 상실케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기독교 신앙은 이성과 합리성을 갖고 있는 데도 미국 사회는 기독교를 깊이 없는 감정적 종교로 치부한다는 것이다.


안티 기독교가 던지는 희망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놀 교수의 논지는 한국에도 적용된다고 봤다. 강영안 서강대 교수는 놀 교수의 책 추천사에서 “한국교회는 신앙과 관련된 일에는 열심이지만 신앙에 관한 일을 깊고 넓게 생각하고 제대로 알아가는 일에는 열심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결과 교회는 성장했지만 신자들의 삶은 변화가 없었다. 이는 기독교의 사회적 신뢰도 하락과도 연결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2010년 말 발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가 절반에 가까웠다. 올 초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발표한 ‘한국인 종교 의식조사’에서도 목회자 31%가 신앙의 실천 부족을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그리스도인의 균형 잡히지 못한 삶은 결국 기독교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른바 ‘안티 기독교’를 자처하는 네티즌들이 부정적 의견을 확산시키는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기독교 비판의 상당수가 행위에 맞춰져 있지, 교리 자체에 대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기독교 신앙을 변호할 희망은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임성빈 장신대 교수는 “안티 기독교의 움직임을 거꾸로 생각하면 여전히 기독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며 “만약 무관심하다면 비판도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그 이면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판을 변증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변증(辨證)이란 자신에게 가해진 혐의에 대해 변호하거나 반박할 권리가 주어졌던 고대 그리스 법정에서 유래된 말이다. 성경에서는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라”(벧전 3:15)는 베드로 사도의 말이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영국의 대표적 변증학자인 알리스터 맥그래스 킹스칼리지 교수에 따르면 변증이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비기독교 세계에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정당화(변명)하는 것이다. 특정한 이슈에 대해 도망치거나 무시하지 않고 적극 참여해 기독교를 전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이 같은 변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는 “아쉽게도 한국교회는 비기독교 사회가 제기하는 질문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질문의 배경이나 흐름을 모르니 답변 자체가 방어적이거나 단편적으로 흘렀다”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그러다보니 질문 자체를 불편하게 여기고 문제제기를 환영하지 않는 정서가 교회 안에 팽배하다”며 “질문의 의미를 읽을 수 있는 독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해력 강화를 위해 사회 이해와 인문·철학적 공부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기현 부산수정로교회 목사도 “예수가 답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기독교 바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듣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신앙적 고민이나 회의 없이 일방적으로 믿으라고만 하는 분위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리적 자성과 함께 지성적 접근

그렇다면 어떻게 기독교 신앙을 변증해야 할까. 임 교수는 “한국은 서구와 문화 토양이 다르기 때문에 지적으로만 접근할 수 없다”며 “윤리적 개선 노력과 지적인 측면에서의 변증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성적이고 도덕적인 측면이 강한 한국 문화의 특성상 삶의 변화를 통한 변증이 우선한다”며 “교육 수준이 높아진 사회적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지적인 변증 사역도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 인구총조사(2010)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대졸자(2년제 포함)는 1098만7223명으로 이는 6세이상 인구(4534만8575명)의 24.2%를 차지한다. 고졸까지 치면 50.3%에 달한다. 이는 30년 전인 1980년 당시 대졸자가 146만5952명으로 인구의 4.4%밖에 안 되던 시절과는 판도가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그만큼 더 이성적으로 변했고 설명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양 대표는 “변증은 지적인 차원뿐 아니라 행동을 통해 신앙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교회 존재 자체가 기독교 진리를 보여주는 통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교회에 변증적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32년 발간됐던 ‘한국선교연감’은 당시 창궐하던 신비주의 신앙을 질타하며 “열광적 신앙에 빠지지 않도록 지적(知的) 신앙을 함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기록했다.

60∼70년대 부흥 사경회를 시작으로 총동원주일 등을 통해 복음을 전했다. 몇 년 전부터는 세대와 직업에 따른 맞춤전도가 선을 보였고 3년 전 시작된 서울신학대의 ‘인문학 강좌’와 양화진문화원의 ‘목요강좌’ 등은 세상을 읽는 시각을 넓혀주고 있다. 국내 저자들의 노력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시작된 큰나무교회(박명룡 목사)와 변증전도연구소(소장 안환균)의 ‘기독교 변증 콘퍼런스’는 변증 사역의 최전선을 달리고 있다. 두 기관은 오는 26일 서울 방화동 큰나무교회에서 제2회 기독교변증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다원주의 사회 속에서 왜 예수가 유일한 답인가를 증명한다.

기독교 변증가였던 프란시스 쉐퍼(1912∼1984년)는 ‘정직한 질문에 진실한 대답’을 모토로 55년 영국에 ‘라브리’를 창설했다. 영적 갈증에 목마른 젊은이들이 던지는 수많은 질문에 쉐퍼는 함께 고민하며 성경적 답변을 제시했다. ‘개독’이란 말로 수치를 당하는 한국교회는 쉐퍼의 모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안환균 변증전도연구소장은 “지금은 목회자나 교회가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신자들은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시대”라며 “목회자들이 변증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변증의 출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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