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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니게(시돈과 두로) 사람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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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손재주… ‘돌 벽돌’ 만들어 궁전 짓고 도시 건축

역대기하 2장은 “재주 있고 총명한 사람”(13절) 그리고 “능히 금, 은, 동, 철, 돌과 나무와 자색 청색 홍색 실과 가는 베로 일을 잘 하며 또 모든 아로새기는 일에 익숙하고 모든 기묘한 양식에 능한 자”(14절)라고 베니게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주전 1200년 이전까지 베니게 지역의 건축과 예술에서는 뚜렷한 특징을 발견할 수 없었다. 지난 호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주전 1200년 이후 해상무역을 장악하게 된 베니게 사람들은 이집트와 지중해 연안 지역까지 진출하면서 그곳들의 다양한 예술적 기조(基調)들을 답습했다. 하지만 그들은 외부의 예술적 기조들을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Phoenician culture)로 발전시켰다. 덕분에 그들은 주전 1000년을 전후로 가나안 땅의 건축 양식과 예술적 기조에 영향을 주었고 이러한 흔적들은 이스라엘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구약성서는 베니게 건축의 주요 재료였던 백향목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자주 들려준다(사무엘하 5장; 열왕기상 7장; 역대기상 14장). 주전 1000년 전후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세워진 베니게의 건축물들은 백향목의 기둥들이 서 있었던 흔적들이 발견되는데 이는 기둥뿐만 아니라 들보마저 백향목이었던 솔로몬의 광대한 궁전의 모습을 상상케 한다. “그가 레바논 나무로 왕궁을 지었으니 길이가 백 규빗(약 50m)이요 너비가 오십 규빗(약 25m)이요 높이가 삼십 규빗(약 15m)이라 백향목 기둥이 네 줄이요 기둥 위에 백향목 들보가 있으며 기둥 위에 있는 들보 사십오 개를 백향목으로 덮었는데 들보는 한 줄에 열다섯이요.”(열왕기하 7:2∼3) 성서시대에 베니게 지역은 백향목으로 무성할 만큼 이 지역의 대표적인 산물이었다(열왕기하 19:23). 백향목은 사철나무로 꽤 오랜 수명을 자랑한다. 나무의 높이는 무려 35m까지 자라고 대들보, 널판, 기둥, 천정을 만드는데 자주 사용되었다. 물론 구약과 신약성서 시대 당시 배를 만드는 데도 사용되었다(에스겔 27:5).

히람은 백향목과 더불어 ‘다듬은 돌’을 사용하여 솔로몬의 건축물을 완성했다. “이 집들은 안팎을 모두 귀하고 다듬은 돌로 지었으니 크기대로 톱으로 켠 것이라 그 초석에서 처마까지와 외면에서 큰 뜰에 이르기까지 다 그러하니 그 초석은 귀하고 큰 돌 곧 십 규빗 되는 돌과 여덟 규빗 되는 돌이라. 그 위에는 크기대로 다듬은 귀한 돌도 있고 백향목도 있으며 또 큰 뜰 주위에는 다듬은 돌 세 켜와 백향목 두꺼운 판자 한 켜를 놓았으니 마치 여호와의 성전 안뜰과 주랑에 놓은 것 같더라.”(열왕기상 7:9∼12).

주전 1200∼600년, 베니게 지역은 물론 가나안 땅 전역에 걸쳐 궁전이나 신전 혹은 행정건물들은 다듬은 돌들로 지어진 것을 볼 수 있다. 다윗이나 솔로몬에게 보내진 석수들은 가나안 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석회석이나 나리석 등을 채석하여 잘 다듬어 6면의 입방형 모양으로 만들었다. 바깥으로 드러난 면은 테두리를 파 나머지 부분이 도드라지게 두었다. 이러한 양식은 솔로몬 시대 이후 이스라엘의 왕실 중심 지역의 건축물에서 많이 발견되었는데 아모스는 이스라엘 족속이 “다듬은 돌로 집을 건축하였다”고 말하고 있다(아모스 5:11). 대표적인 건물은 남쪽에서는 예루살렘과 라기스 등의 유적지에서 발견되었고 북쪽에서는 하솔, 사마리아, 므깃도, 단 등에서 발견되었는데 두 지역을 비교해볼 때 북이스라엘에서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된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사마리아에서는 어느 지역보다 각을 잘 깎은 가장 정교하게 다듬은 돌로 지어진 도시가 발견되었는데 아마도 이는 아합과 결혼한 베니게 지역(시돈)의 공주 이세벨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다듬은 돌로 지어진 건물들이 발견된 유적지에서는 의례적으로 돌 하나를 깎아 조각한 기둥머리들이 함께 발견되곤 한다. 이 기둥머리의 용도는 그리스의 이오닉, 고린도, 고딕 양식 기둥머리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건물의 입구나 벽면의 내외를 장식한 기둥들의 꼭대기에 올려져 있었다. 가나안 땅에서 발견된 기둥머리는 밖으로 드러나는 면만이 조각이 되었는데, 가운데 삼각형 모양을 기준으로 하여 소용돌이 모양이 솟아나 양쪽으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은 마치 가나안 땅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티모라(히브리어 timora) 즉 대추야자나무(한국 성서는 종려나무로 번역하였기 때문에 종려로 표기한다)의 모습과 유사하다.

이러한 종려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룹이나 핀 꽃 형상의 모습은 베니게의 유물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정교하고 아름답게 조각된 상아 유물들은 우리에게 더욱 더 많은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도 그러하지만 고대 사회에 있어 가장 값비싼 자재 중 하나는 상아였다. 솔로몬이 히람의 배를 통해 다시스에서 수입한 상품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상아일 것이다(왕상 10:22). 베니게 상아 조각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키푸르스의 살라미스 왕실 무덤들에서 발견되었는데 주전 800∼700년 사이 무덤들의 주인들이 쓰던 나무 의자와 침상에 상감되었던 상아 조각들이다. 이 의자는 솔로몬의 상아로 만든 큰 보좌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베니게의 예술적 기조는 이집트나 주변 지역에서 이미 사용되었던 기조들을 발전시킨 것이다.

예를 들어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근엄하게 앉아 있는 이집트의 스핑크스 모습을 가져다가 날렵하게 서 있는 그리고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모습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모습은 가나안 지역과 앗수르, 바빌론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리스의 그리핀의 모습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학자들은 성전을 장식했던, 그리고 언약궤를 지켰던, 날개를 활짝 핀 그룹의 모습이 베니게의 석수와 목수들이 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이와 유사한 모습으로 조각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핀 꽃 형상은 베니게의 상아 조각에서 흔히 보이는 이집트의 로투스 꽃 형상이나 종려와 꽃의 복합적인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오므리가 사마리아로 새로이 수도를 옮기고 이곳에 거대한 궁전을 지었을 때 사돈지간이었던 베니게 지역의 도시국가 시돈과 두로는 솔로몬 때 그랬던 것처럼 목수와 석수들을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독특한 문양의 상아 조각들을 만들어 궁전 안에 상아로 장식한 방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방을 성서에서는 아합이 건축한 상아궁(열왕기상 22:39)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사마리아 궁전 발굴에서 이미 500개 이상의 그룹, 종려, 핀 꽃 형상의 모습을 한 상아 조각들이 발견된 바 있다. <베니게 사람들 계속> ㅠ

공동 집필

임미영 박사


<평촌이레교회 협동목사 , 서울신학대학교, 한신대학교, 장신대학교 강사>

김진산 박사

<새사람교회 공동목회, 서울신학대학교 호서대학교 건국대학교 강사>